Composer's Story/Music

가을이면 떠오르는 곡 "When October Goes"와 "Comme au premier jour"

Manny Kim 2021. 10. 29. 03:04

가을이 되고 10월의 끝자락이면 해마다 떠오르는 곡들이 있습니다

그 중 어릴 때부터 참 좋아하던 두 곡이 있는데

하나는 배리 매닐로우의 “When October Goes”이고

다른 하나는 앙드레 가뇽의 “Comme au premier jour” 라는 곡입니다

 

“When October Goes” (10월이 가면)

가을은 10월에서 11월로 넘어가는 때에 가장 절정이지요

갑작스레 변한 기후에 피부도 건조해지고 입술도 트기 시작하지만 

새파란 하늘과 울긋불긋하게 물든 나무들을 보면

뜨겁고도 축축했던 여름을 떠나 보내서 상쾌하면서도

지난 추억들이 자꾸 떠올라 감상에 젖게 되는 마법 같은 계절입니다

이 곡을 작사했던 Johny Mercer도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이 계절에 

자신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나봅니다

 

이 곡이 만들어지는 데에는 사연이 있는데

송라이터이자 가수였던 조니 머서는 뇌암으로 투병하던 말년에

인기 가수였던 배리 매닐로우를 참 좋아했다고 합니다

머서의 딸 이름이 Mandy였는데, 매닐로우의 첫 히트곡이 “Mandy”였기 때문이죠

그가 떠난 뒤 그의 아내 진저 머서는 남편의 미완성 가사들을 모아서 

배리 매닐로우에게 전하며 곡으로 완성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그 가사들 중 하나로 만든 곡이 바로 “When October Goes”였다고 합니다

 

 

이 곡은 배리 매닐로우의 <2:00 AM Paradise Cafe>라는 앨범의 수록곡인데,

이 앨범에는 굉장히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배리 매닐로우는 5명의 재즈 연주자들과 함께 3일동안 리허설을 한 뒤

11곡 전 곡을 오버더빙도 없이 한 흐름, 한 테이크로 완성했기 때문에

스튜디오에서 녹음했지만 사실상 49분 15초의 라이브 앨범입니다

(곡들을 개별적으로 들으면 시작과 끝이 잘려서 들리는 이유)

이 앨범엔 사라 본과 멜 토메의 목소리가 담긴 곡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저의 원 픽은 “When October Goe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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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 au premier jour” (첫날처럼)

앙드레 가뇽의 1983년도 앨범 <Impressions>에 수록된 곡입니다

이 앨범은 Abbey Road Studio에서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완성되었는데

그 중 1번 트랙인 바로 이 곡 “Comme au premier jour”이 가장 많이 알려졌으며

이 앨범이 캐나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되어 

앙드레 가뇽이 아시아에 유명해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곡은 훗날 같은 캐나다 출신의 가수 Roch Voisine이 원곡 위에 자신의 목소리를 얹어 부른

“Am I Wrong”(프랑스어 버전 “Dites moi”)이라는 곡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1993년 <I’ll Always Be There> 앨범 수록)

 

앙드레 가뇽의 잔잔한 피아노 소리와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매혹적인 스트링 연주에 

로크 브와진의 감미로우면서도 중후한 음색이 더해지니 가을이 절로 떠오릅니다